울트라디안 리듬, 90분마다 집중력이 꺾이는 이유

울트라디안 리듬, 90분마다 집중력이 꺾이는 이유

울트라디안 리듬, 90분마다 집중력이 꺾이는 이유

한 시간 넘게 자리에 앉아 있다 보면 같은 문장을 두세 번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순간이 옵니다. 이 현상을 의지 문제가 아니라 신체 리듬의 문제로 설명하는 개념이 울트라디안 리듬입니다. 90분에서 120분 간격으로 각성 수준이 오르내린다는 것인데, 이 리듬을 누가 언제 처음 관찰했고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따라가 보면 막연히 떠도는 조언과는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수면이 아니라 신생아 관찰에서 출발한 개념

미국의 수면 연구자 네이선 클라이트먼은 1963년 저서 「Sleep and Wakefulness」에서 기초 휴식-활동 주기(BRAC)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습니다. 그는 데니소바와 피구린이 관찰한 신생아의 약 50분 주기 각성-수면 패턴에서 착안해, 이 주기가 나이가 들면서 길어져 성인의 약 90분 렘수면 주기로 이어진다고 보았고, 나아가 이 리듬이 잠든 동안뿐 아니라 깨어있는 동안에도 계속된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 확장 가설에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1977년 크립키 등의 연구자들은 수면 주기 밖에서 기초 휴식-활동 주기가 존재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후 누적된 연구에서는 깨어있는 동안의 집중력이나 반응 속도 같은 지표가 90분 안팎의 주기로 오르내린다는 관찰 자체는 폭넓게 확인됐습니다. 이 주간 리듬이 수면 중 렘-비렘 전환과 같은 생리적 기전으로 작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90분 주기라는 관찰과 수면 주기와 동일한 기전이라는 설명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 지점 106명을 대상으로 한 적용 기록

이 리듬을 조직 단위로 적용한 기록이 2007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렸습니다. 토니 슈워츠와 캐서린 매카시는 2006년 초 미국 와코비아 은행의 남부 뉴저지 지역 12개 지점 직원 106명을 대상으로 넉 달에 걸친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핵심 지침 중 하나가 90분에서 120분마다 책상을 떠나 짧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었고, 저자들은 이 집중 구간을 울트라디안 스프린트라고 불렀습니다.

결과를 훈련을 받지 않은 비교 집단과 견주었을 때, 참가자 집단은 주요 대출 상품 매출 증가율에서 비교 집단보다 13퍼센트포인트, 예금 매출 증가율에서 20퍼센트포인트 더 높은 성과를 냈습니다. 참가자의 71퍼센트는 프로그램이 업무 성과에 뚜렷하거나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고, 68퍼센트는 고객 관계가 좋아졌다고 답했습니다. 저자들은 이 방식을 산만함 없이 90분에서 120분을 온전히 집중한 뒤 진짜 휴식을 취하고, 그다음 활동에 다시 집중하는 순서로 설명합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지점에서 무너진다

같은 글에서 저자들은 이 리듬이 무너지는 지점도 함께 짚습니다. 신체가 회복을 요구하는 신호는 안절부절못함, 하품, 허기, 집중력 저하로 나타나는데, 많은 사람이 이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일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하루가 지날수록 남은 여력이 줄어듭니다. 저자들은 휴식의 길이보다 질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합니다. 몇 분이라도 업무와 완전히 분리되는 활동, 예를 들어 동료와 다른 주제로 대화하거나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라면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화면을 다른 화면으로 바꾸는 것에 그치는 휴식은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90분이라는 숫자를 알람처럼 정확히 지키는 것보다, 집중이 흐트러지는 몸의 신호를 알아채고 그 시점에 자리를 벗어나는 쪽이 이 리듬을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울트라디안 리듬은 누가 처음 제시한 개념인가요?

미국의 수면 연구자 네이선 클라이트먼이 1963년 저서 「Sleep and Wakefulness」에서 기초 휴식-활동 주기라는 이름으로 처음 제시했습니다. 이후 여러 연구자가 이를 깨어있는 시간까지 확장해 다루면서 울트라디안 리듬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됐습니다.

90분마다 반드시 쉬어야 하나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프로그램에서는 90분에서 120분이라는 범위를 제시했을 뿐, 정확히 90분에 맞출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안절부절못함이나 집중력 저하 같은 신체 신호가 나타나는 시점에 맞춰 쉬는 편이 숫자를 기계적으로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짧은 휴식으로도 효과가 있나요?

위 프로그램에 따르면 휴식의 길이보다 업무에서 완전히 분리되는지가 더 중요하며, 몇 분간 자리를 벗어나 대화를 하거나 걷는 정도로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체감되는 회복 폭은 업무 강도와 개인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Nathaniel Kleitman, Sleep and Wakefulness,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3 (기초 휴식-활동 주기 개념 최초 제시). 위키백과 “Basic rest–activity cycle” 항목에서 확인.

Tony Schwartz, Catherine McCarthy, “Manage Your Energy, Not Your Time,” Harvard Business Review,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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