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묶기(temptation bundling)라는 말이 습관 형성 콘텐츠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좋아하는 드라마는 러닝머신 위에서만 보고, 즐겨 듣는 팟캐스트는 청소할 때만 듣는 식의 조언이 대표적입니다. 이 개념에 이름을 붙이고 실제로 검증한 연구를 따라가 보면, 지금 통용되는 설명과는 몇 가지 지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즐거움과 해야 할 일을 묶으면 된다는 설명
유혹 묶기는 좋아하는 소비 활동과 해야 하지만 미루게 되는 행동을 하나로 묶어, 좋아하는 활동에 대한 갈망이 해야 할 일을 끌고 가게 만드는 방법으로 소개됩니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도 습관 결합 옆에 이 개념이 나오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소개되는 예시도 비슷합니다. 좋아하는 예능은 설거지할 때만 보고, 즐겨 듣는 음악은 출근길에만 듣는 식입니다. 다만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대개 ‘묶는다’는 행위 자체이고, 그 효과가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유지되는지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혹 묶기, 2014년 헬스장 실험이 확인한 것
이 개념에 이름을 붙이고 처음 검증한 사람은 와튼스쿨의 캐서린 밀크먼과 줄리아 민슨, 케빈 볼프입니다. 이들은 이 방법을 ‘소비의 상호보완성을 이용해 두 가지 자기 통제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방법’으로 정의했습니다. 곧바로 즐거움을 주지만 죄책감이 남는 ‘원하는 것’과, 나중에 이득이 되지만 미루게 되는 ‘해야 하는 것’을 짝지었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2014년 학술지 매니지먼트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에서 대학교 관계자 226명을 세 조건으로 나눠 관찰했습니다. 헝거게임처럼 흡인력 있는 소설을 체육관 전용 아이팟에 담아 운동할 때만 듣도록 제한한 완전 통제 조건은, 아무 조치도 받지 않은 통제집단보다 초반 7주 동안 체육관 방문 횟수가 51% 더 많았습니다. 본인 아이팟으로 운동할 때만 듣도록 권장만 받은 중간 조건은 29%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을 지나면서 두 조건의 차이는 사라졌습니다. 실험이 끝난 뒤 참가자 가운데 약 60%는 이 접근 제한 장치를 돈을 내고서라도 계속 쓰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조건과 쇠퇴가 빠진 채로 퍼진 이유
이후 소개 글이나 콘텐츠에서는 ‘51% 증가’라는 수치만 옮겨지고, 그 수치가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한 조건에서만 나왔다는 점과 시간이 지나며 효과가 옅어졌다는 점은 자주 빠집니다. 권장만 받은 중간 조건의 효과가 완전 통제 조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부분도 함께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묶기만 하면 습관이 저절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문장만 남아 퍼진 것으로 보입니다.
적용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나
연구 결과를 그대로 옮기면, 두 활동을 묶겠다고 마음먹는 것보다 접근 자체를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장치를 두었을 때 차이가 컸습니다. 좋아하는 드라마 계정을 운동 기구 앞에서만 로그인하거나,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특정 앱에 담아 청소 시간에만 열어 두는 방식이 그 예입니다. 반대로 그냥 ‘운동하면서 듣기로 하자’는 다짐만으로는 중간 조건 수준인 29% 안팎의 차이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효과가 몇 주 뒤 옅어졌다는 결과를 감안하면, 마감이 정해진 단기 목표에 먼저 적용해 보고 몇 달 이상 이어가야 하는 습관에는 다른 장치를 함께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효과가 나타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혹 묶기와 습관 결합은 같은 개념인가요?
습관 결합(habit stacking)은 기존 행동 뒤에 새 행동을 붙이는 방법이고, 유혹 묶기는 좋아하는 소비 활동과 해야 할 행동을 함께 묶는 방법입니다. 두 개념은 함께 소개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조는 다릅니다.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면 시도할 이유가 없나요?
밀크먼 등의 연구에서도 초반 몇 주 동안은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마감이 정해진 단기 과제나 새 습관을 시작하는 초반 구간에는 시도해 볼 만하지만, 장기 습관 유지에는 다른 장치를 함께 고려하는 편이 낫습니다.
물리적 제한 장치가 없으면 효과가 없나요?
연구에서는 완전 통제 조건(51%)이 권장만 받은 중간 조건(29%)보다 차이가 컸습니다. 권장만으로도 어느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 접근을 실제로 제한할수록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출처
Katherine L. Milkman, Julia A. Minson, Kevin G. M. Volpp, “Holding the Hunger Games Hostage at the Gym: An Evaluation of Temptation Bundling,” Management Science 60(2), 2014, pp. 283-299.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2019.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구매자에게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