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 의도, 다짐이 행동으로 바뀌는 조건

실행 의도, 다짐이 행동으로 바뀌는 조건

연초에 세운 목표가 봄이 지나기 전에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을 의지 부족으로 돌리기 쉽지만, 심리학 연구는 다른 지점을 가리킵니다. 목표를 이룬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을 가른 것은 의지력의 크기가 아니라, 언제·어디서·무엇을 할지 미리 정해 둔 계획,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를 세웠는지였습니다.

이 개념에 처음 이름을 붙인 사람

실행 의도라는 용어는 뉴욕대학교 심리학자 피터 골비처(Peter Gollwitzer)가 1999년 미국심리학회 학술지 《American Psychologist》에 발표한 논문 「Implementation Intentions: Strong Effects of Simple Plans」에서 처음 제시했습니다. 그는 목표를 세우는 것과 그 목표를 실행할 조건을 정하는 것을 구분했습니다. 목표 의도(goal intention)가 “무엇을 이루겠다”는 의지만 담는다면, 실행 의도는 여기에 “상황 X가 생기면 행동 Y를 한다”라는 조건문을 덧붙인 것입니다. 시점과 장소, 첫 행동을 하나의 문장 안에 미리 묶어 두는 방식입니다.

이후 검증에서 확인된 것과 남은 조건

골비처는 2006년 사회심리학자 파스칼 시런(Paschal Sheeran)과 함께, 그때까지 나온 94건의 개별 연구와 참가자 8천 명 이상을 모은 메타분석을 발표했습니다. 실행 의도를 세운 집단은 목표 의도만 가진 집단보다 목표 달성률이 뚜렷하게 높았고, 효과 크기는 d=0.65로 중간에서 큰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개별 연구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오벨과 호지킨스, 시런이 1997년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유방 자가검진을 하겠다는 목표에 실행 의도까지 추가한 집단의 100%가 한 달 안에 실제로 검진을 실행했습니다. 시런은 2002년 여러 건강 행동을 종합 검토한 논문에서, 목표 의도만 있을 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평균 53% 수준에 그친다고 정리했습니다. 2006년 메타분석은 이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도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조건문을 미리 정해 두면 상황이 닥쳤을 때 반응이 즉각적으로 시작되고(효과크기 d=0.77), 다른 일을 하는 중에도 실행되며(d=0.85), 그 순간 따로 마음먹지 않아도 행동이 시작되는(d=0.72) 특성이 함께 관찰됐습니다. 매번 의식적으로 결심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이는 자동성이 실행 의도의 핵심으로 꼽힌 이유입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이 효과는 목표 자체가 이미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난 결과이며, 조건문이 막연하거나 그 상황이 일상에서 잘 마주치지 않는 경우에는 같은 크기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목표를 계획으로 옮기려면

적용은 목표 문장을 조건문으로 바꾸는 데서 시작됩니다. “운동을 더 하겠다”처럼 막연한 다짐 대신, “월·수·금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지 않고 바로 러닝화를 신는다”처럼 시점과 장소, 첫 행동을 구체적으로 묶습니다. 조건 부분은 하루 중 반드시 마주치는 순간으로 잡아야 작동합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대나 자주 없는 상황을 조건으로 걸면, 문장을 만들어도 그 순간 자체가 오지 않아 계획이 쓸모없어집니다. 목표가 여러 개라면 하나씩 조건문으로 옮기고, 문장이 길어질수록 기억하기 어려워지므로 한 문장 안에 조건과 행동만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일과 그 계획이 실제로 작동할 조건을 갖추는 일은 다른 작업이며, 둘을 같이 챙겨야 다짐이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조건문을 종이에 적어 두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머릿속으로만 세운 계획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쉽지만, 상황과 행동을 묶은 문장을 반복해서 눈에 담아 두면 그 순간이 왔을 때 떠올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효과는 실험 조건에서 측정된 평균값이며, 조건문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우느냐에 따라 개인마다 나타나는 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실행 의도와 그냥 세운 목표는 무엇이 다른가요?

목표(목표 의도)는 “무엇을 이루겠다”는 의지만 담고 있습니다. 실행 의도는 여기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지까지 미리 정해 조건문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골비처의 1999년 논문은 이 차이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비율을 가른다고 설명합니다.

실행 의도는 모든 목표에 똑같이 잘 통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골비처와 시런의 2006년 메타분석에서도 효과 크기는 평균적으로 중간에서 큰 수준(d=0.65)이었을 뿐이며, 조건문이 막연하거나 그 상황 자체가 잘 오지 않는 경우에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출처

  • Gollwitzer, P. M. (1999). Implementation intentions: Strong effects of simple plans. American Psychologist, 54(7), 493-503.
  • Gollwitzer, P. M., & Sheeran, P. (2006). Implementation intentions and goal achievement: A meta-analysis of effects and processes.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8, 69-119.
  • Orbell, S., Hodgkins, S., & Sheeran, P. (1997). Implementation intentions and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3(9), 945-954.
  • Sheeran, P. (2002). Intention-behaviour relations: A conceptual and empirical review. European Review of Social Psychology, 12(1), 1-36.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구매자에게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같이 읽어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