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릿저널은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에서 화려한 손글씨와 수채화 장식으로 채워진 다이어리로 가장 많이 소비됩니다. 색색의 마커로 꾸민 먼슬리 페이지, 정교한 손글씨 캘리그라피 표지가 검색 결과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 방법을 처음 만든 라이더 캐럴이 2013년에 공개한 원형은 장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예쁜 페이지가 아니라, 끝내지 못한 일을 손으로 다시 옮겨 적는 마이그레이션이라는 절차였습니다.
꾸미기 버전이 불릿저널의 전부는 아니다
온라인에서 불릿저널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 대부분은 취미로서의 다이어리 꾸미기에 가깝습니다. 이런 방식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캐럴이 원래 설계한 시스템의 핵심 기능과는 다른 층위에 있습니다. 그가 만든 것은 미술 활동이 아니라 정보를 빠르게 기록하고 처리하는 절차였습니다. 할 일, 일정, 메모를 각각 다른 기호로 짧게 적는 래피드 로깅이 그 출발점이었고, 장식은 이 절차 위에 각자가 덧붙인 선택 사항이었습니다. 점 기호는 아직 처리하지 않은 할 일을, 엑스 표시는 완료한 항목을, 꺾쇠 기호는 다른 페이지로 옮긴 항목을 나타냅니다. 기호 하나로 상태를 구분하기 때문에 페이지를 꾸미지 않아도 기록만으로 진행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2013년 8월, 라이더 캐럴이 공개한 것
라이더 캐럴은 2007년 지인에게 자신의 노트 정리법을 보여준 뒤 공유를 권유받았고, 2013년 8월 18일 bulletjournal.com을 개설하면서 튜토리얼 영상과 단계별 설명을 함께 올렸습니다. 이 소개는 라이프핵닷오알지와 라이프해커 같은 매체에 소개되며 퍼져 나갔습니다. 공개된 방법의 뼈대는 인덱스, 퓨처 로그, 먼슬리 로그, 데일리 로그로 이어지는 컬렉션 구조와, 완료하지 못한 항목을 다음 페이지로 옮겨 적는 마이그레이션이었습니다. 마이그레이션은 단순한 이월이 아닙니다. 손으로 다시 옮겨 적는 데 시간이 들기 때문에, 그 항목이 여전히 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끼어듭니다. 캐럴은 공식 안내에서 마이그레이션을 “바쁜 것과 생산적인 것을 가르는 차이”라고 설명하며, 매달 지난 항목을 다시 훑어보고 여전히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묻도록 안내합니다.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줄을 그어 지우고, 계속 필요한 일이라면 새 페이지에 다시 적으면서 언제 처리할지를 함께 정합니다.
장식이 먼저 퍼진 이유를 밝힌 연구는 없다
정확히 어떤 경로로 장식적인 이미지가 원래 방법보다 더 많이 퍼졌는지 추적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캐럴이 2013년 올린 튜토리얼 영상과 안내문 자체는 처음부터 시스템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고, 꾸미기를 권하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 방법을 접한 사람들이 각자의 노트에 그림과 색을 더하면서, 온라인에서 공유하기 좋은 형태로 변형된 결과물이 검색 결과를 채우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절차와 파생된 취미 활동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그레이션을 업무에 적용한 사례
이 방법이 개인 취미를 넘어 업무 환경에서도 쓰인다는 사실은 2018년 학술지 「Journal of New Librarianship」에 실린 엘렌 윌슨의 글에서 확인됩니다. 윌슨은 사서로 일하며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업무와 일정, 메모를 불릿저널 방식으로 추적한 경험과, 이를 접한 동료 사서들의 반응을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화려한 장식 없이도 인덱스와 마이그레이션만으로 업무 기록이 정리된다는 점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마이그레이션을 써보려면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늘 끝내지 못한 항목을 내일 페이지에 그대로 베끼는 대신, 한 줄씩 손으로 옮겨 적으면서 이 일이 아직 필요한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일인지, 아예 지워도 되는 일인지를 그때그때 판단하면 됩니다.
장식을 더하고 안 더하고는 취향의 문제지만, 마이그레이션이라는 재작성 절차를 빼면 불릿저널의 핵심은 남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불릿저널은 누가 언제 만들었나요?
디자이너 라이더 캐럴이 2007년 지인의 권유로 공유를 결심했고, 2013년 8월 18일 bulletjournal.com을 열면서 튜토리얼과 함께 공식 공개했습니다.
마이그레이션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절차인가요?
끝내지 못한 항목을 다음 페이지로 손으로 옮겨 적으면서 그 일이 여전히 필요한지 스스로 묻고, 필요 없으면 줄을 그어 지우는 절차입니다. 캐럴은 이를 “바쁜 것과 생산적인 것을 가르는 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식을 하지 않아도 효과가 있나요?
2018년 「Journal of New Librarianship」에 실린 엘렌 윌슨의 사례처럼, 장식 없이 인덱스와 마이그레이션만으로 업무 기록을 정리한 경우가 확인됩니다.
출처
- Ryder Carroll, “About”, bulletjournal.com
- Bullet Journal, “Migration 101: Why and How We Migrate the Contents of Our Bullet Journal”, bulletjournal.com
- Ellen Wilson, “Planning for Professional Productivity with Bullet Journals”, Journal of New Librarianship, Vol. 3, No. 2, 2018, pp. 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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