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를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으로 설명하는 시각은 오래됐습니다. 그런데 경영학자 피어스 스틸과 코르넬리우스 쾨니히는 2006년 학술지 아카데미 오브 매니지먼트 리뷰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루기를 성격 문제가 아니라 계산 가능한 변수들의 결과로 설명하는 시간적 동기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동기를 하나의 방정식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발표 당시부터 논쟁거리였고, 그 논쟁은 지금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추적 연구가 본 것
스틸은 2018년 프로데 스바르트달, 토마스 툰디일, 토마스 브라덴과 함께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이 이론을 다시 검증했습니다. 15주짜리 강좌를 듣는 학생 171명의 과제 제출 행동을 76개 시점에서 추적했고, 별도로 7,400명을 대상으로 한 자료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과제를 미루는 패턴은 쌍곡선 곡선을 그렸고, 곡선이 가파를수록 자기보고식 선행성 점수가 낮게 나타났습니다. 많은 학생이 일찍 시작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지만 실제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으며, 목표 시점이 멀수록 의도와 행동의 간극이 컸습니다. 주의 집중과 에너지 조절, 행동의 자동성 같은 자기조절 기술이 선행성 차이의 74%를 설명했습니다.
미루는 이유를 숫자로 나눠보면
시간적 동기 이론이 제시하는 공식은 동기 = (기대 × 가치) ÷ (1 + 충동성 × 지연)입니다. 기대는 그 일을 해냈을 때 성공할 것이라는 자기효능감이고, 가치는 그 결과가 자신에게 주는 보상의 크기입니다. 충동성은 지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인지를 나타내고, 지연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남은 시간입니다. 분모의 충동성과 지연이 커질수록 동기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마감이 멀리 있고 결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일수록 동기가 낮게 계산되는 구조이며, 이것이 미루기를 성격보다 상황의 문제로 보는 근거로 쓰입니다.
방정식이 이론이 될 수 없다는 반론
모든 학자가 이 공식을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칼턴대학교의 티모시 파이컬은 2008년 3월 심리학 투데이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방정식은 이론이 아니고 예측은 설명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복잡한 인간 행동을 몇 개 변수의 곱셈과 나눗셈으로 줄이는 접근 자체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다만 파이컬도 스틸이 2007년 심리학 불러틴에 발표한 메타분석에서 자기효능감과 성취 욕구, 산만함, 자제력 등 여러 변수가 미루기와 실제로 관련이 있다는 점은 함께 인용했습니다. 공식의 형태를 둘러싼 반론과 별개로, 공식이 가리키는 변수들 자체는 이후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 셈입니다.
오늘 조정하는 변수는 지연뿐이다
네 변수 중 기대와 충동성은 성향에 가까워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고, 가치도 일 자체의 성격에 달려 있어 임의로 높이기 힘듭니다. 반면 지연은 과제를 잘게 쪼개 마감을 촘촘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개인이 직접 조정하는 변수입니다. 한 달 뒤의 마감을 오늘의 동기로 끌어오기보다, 이번 주 안에 끝낼 조각을 만들어 체감 지연을 줄이는 쪽이 공식 구조와 맞는 접근입니다. 다만 2018년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의도와 실행 사이의 간극은 자기조절 기술 차이에서도 크게 갈리므로,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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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시간적 동기 이론은 누가 처음 제시했나요?
2006년 피어스 스틸과 코르넬리우스 쾨니히가 학술지 아카데미 오브 매니지먼트 리뷰에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제시했습니다. 동기를 기대, 가치, 충동성, 지연 네 변수로 이루어진 방정식으로 설명합니다.
이 이론은 실제로 검증됐나요?
2018년 스틸과 동료들이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학생 171명의 15주 추적 자료와 7,400명 규모 자료로 다시 검증했으며, 이론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방정식대로 하면 미루기가 바로 해결되나요?
티모시 파이컬 같은 학자는 방정식이 이론을 대신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변수들의 관련성은 반복 확인됐지만, 공식 하나로 모든 상황을 설명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출처
- Steel, P., & König, C. J., “Integrating Theories of Motivation,”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31(4), 2006, pp. 889-913.
- Pychyl, T. A., “Temporal Motivation Theory: Formula or Folly?” Psychology Today, “Don’t Delay” 블로그, 2008.3.27.
- Steel, P., Svartdal, F., Thundiyil, T., & Brothen, T., “Examining Procrastination Across Multiple Goal Stages: A Longitudinal Study of Temporal Motivation Theory,” Frontiers in Psychology, 9, 2018.


